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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냉이
집 모퉁이 토담 밑에 한 페기 두 페기 세 페기생야는 구덩이 파고 난 강낭알 뗏구고 어맨 흙 덮고한 치 크면 거름 주고두 치 크면 오줌 주고인진 내 키만춤 컸다"요건 내 강낭"손가락으로 꼭 점찍어 놓고 열하고 한 밤 자고 나서우린 봇다리 싸둘업고창창 길 떠나 피난 갔다모통이 강낭은 저꺼짐 두고"어여-"어매캉 아배캉난데 밤별 쳐다보며고향 생각 하실 때만내 혼차모퉁이 저꺼짐 두고 왔빈강낭 생각 했다 인지쯤샘지 나고 알이 밸 낀데.... 권정생 선생님의 시 강냉이를 이렇게 그림이 있는 시화로 엮은 가슴아픈 시를 읽는데...정말 짠하더군요..이 짧은 시를 그렇게 슬프게 가슴아프게 그림으로 표현하는 책이라.. 정말 놀랐습니다.추천합니다.
창창 피난길, 토담 밑 강냉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1950년 어느 봄날, 한 아이가 엄마와 형과 함께 집 모퉁이 토담 밑에 강냉이를 심습니다. 한 포기, 두 포기, 세 포기. 형은 구덩이를 파고 아이는 강냉이 알을 넣고 엄마는 흙을 덮습니다. 언제 싹이 날까, 틈날 때마다 토담 밑을 찾던 아이는 이윽고 강냉이 싹이 흙을 뚫고 뾰족 솟아나오자 무척이나 기뻐했을 겁니다. 한 치 크면 거름 주고, 두 치 크면 오줌 주고, 아이는 굵은 옥수수 주렁주렁 열릴 여름을 상상하며 춘궁기 허기진 하루하루를 견뎌 냈을 테지요. 그렇게 얼추 제 키만큼 자라 꽃을 피운 강냉이. 그 중 한 포기를 요건 내 강낭! 손가락으로 콕 점찍어 놓고, 열매 맺어 영글기를 기다리는데, 그만 전쟁이 터져 버립니다. 생전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인민군’이 쳐들어온다는 소문에, 온 가족이 보따리를 싸 둘러업고 창창 멀고 먼 피난길에 오릅니다. 집 모퉁이 강냉이는, 얼마 뒤면 주린 배를 채워 줄 ‘내 강낭’이며 노란 병아리며 멍멍이는, 저만치 남겨 두고. 어여― 피난민들이 웅기중기 모여 밤을 지새우는 어느 낯선 강가, 멀리서 들려오는 포탄소리에 여기저기 장탄식이 새어나오고, 엄마 아버지 밤별을 쳐다보며 고향집을 걱정할 적에, 아이는 엄마 무릎을 베고 누워 모퉁이 저만치 두고 온 강냉이 생각을 합니다. ‘지금쯤 수염 나고 알이 밸 텐데……’ 언젠가 포성 그치면 돌아갈 고향마을, 토담 및 강냉이는 아이의 바람대로 강냉이 알 옹글게 배고 있을까요? 두고 온 초가집은, 우물은, 마을 어귀 정자나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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