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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다들 주기적으로 번아웃 오잖아요.
막 일주일 빡세게 달리고, 다음 주엔 침대에서 못 나오고...
주기적 광증의 사례라는 이 오래된 책이 사실 그걸 말해주는 것 같았어요.
저자의 의도가 뭐였든 간에, 지금 우리한테는요,
이 책이 너만 이상한 게 아니야 하고 어깨 툭 쳐주는 자기계발서로 읽힙니다.

우리는 늘 최고의 나를 강요받잖아요.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서 생산성 높여야 하고,
일희일비하지 말아야 하고.
근데 솔직히 그게 되나요?
제 뇌피셜로는, 이 주기적 광증의 사례가 알려주는 건
인간은 그냥 주기적으로 미치는 게 기본값이라는 거죠.
억지로 평온하려고 발버둥 칠 필요가 없다는 거예요.
그 에너지가 다음 광증의 주기를 위한 충전일 수도 있잖아요.

이 책을 보면서 제일 흥미로웠던 건,
그런 비정상적인 감정의 흐름조차 패턴이 있다는 거였어요.
마치 달의 주기처럼, 우리 마음에도 들쑥날쑥한 패턴이 있구나.
이걸 받아들이면 인생이 덜 피곤해져요.
억지로 나를 채찍질할 필요도 없어지고요.
오늘 좀 우울하거나 무기력해도 괜찮습니다.
다음 활발한 주기가 곧 올 거니까요.





내 광증 주기를 인정해야 진짜 시작이다



그 주기를 인정하면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집니다.
주기적 광증의 사례를 보면서 느꼈는데,
그냥 오늘은 쉬는 날, 다음 주는 폭주하는 날이라고 미리 정해버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생산성이니 뭐니 다 집어치우고.
어제 밤에 갑자기 꽂혀서 안 쓰는 텀블러 스무 개를 다 꺼내서 설거지했지 뭐예요.
평소엔 컵 하나 씻기도 귀찮은데.
그게 바로 이 책에서 말하는 주기적 광기의 작은 버전 아니겠어요.
아주 사소한 경험인데, 저는 주기적으로 밤에 편의점 털이를 해야 직성이 풀려요.
다이어트는 그날의 나에게 맡긴다는 마음으로 그냥 막 먹어버리는 거죠. 😋

사실 이 책은 꽤 무거운 의학 사례를 다루지만
그 껍데기를 벗겨내면 우리의 비정상적인 감정의 주기성에 대해 말해요.
이 책에 나오는 그 심각한 사례들처럼 살지는 않더라도,
우리는 모두 나름의 작은 광증을 품고 살잖아요.
가끔은 뜬금없이 청소를 하다가, 갑자기 무언가에 열중하다가
다음 날은 또 무덤처럼 축 처져서 아무것도 못 하고.
항상 일정하게 행복하고 일정하게 일 잘하는 사람은 AI밖에 없을 거예요. 🤖
인간은 원래 툭하면 삐끗하고, 갑자기 열정이 끓어오르다가
또 갑자기 모든 게 귀찮아지는 존재입니다.
그러니까 내가 왜 이러지, 하고 자책하는 대신
그냥 주기적 광증의 사례를 꺼내서
아, 내가 지금 쉬는 주기에 돌입했구나, 하고 대충 넘겨보세요.
마음이 한결 가볍지 않겠어요?

저도 지금 이 글 쓰고 나면 당분간은 아무것도 안 하고
넷플릭스만 볼 예정이랍니다.
어차피 또 미친 듯이 글 쓰고 싶어지는 날이 오겠죠 뭐.
다들 그 주기를 즐겨보자구요!
내가 정상이 아님을 인정하는 게 진짜 자기계발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