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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 3번 안석뽕

djinal 2024. 2. 7. 05:44


학교에서 이번 학기 내내 읽을 책으로 선정되어 구입했습니다. 책이 얇고 그림이 아이들 그림인 것 같아 6학년 수준에 맞는 책인지 조금 의심이 들었지만 내용은 매우 재미있습니다. 아이도 재미있었다고 하고 금방 읽었네요. 한학기 내내 읽어야 하는데 삼십분이면 읽는 책이라 어떨지 모르겠네요. 요즘 아이들의 학교 생활이나 심리, 등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서 엄마 입장에서는 좋았습니다.
제17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수상작
개성 있는 캐릭터와 유머러스한 에피소드, 시종일관 터지는 웃음

유치원 영어반에서 ‘제임스’로 불리던 주인공 안석진은 아버지가 퇴직하고 시장에서 떡집을 시작하자 ‘떡집 안석뽕’으로 불리면서 하루아침에 인생이 급커브를 그리게 됩니다. 같은 시장 순댓국집 손자 조조, 건어물집 아들 기무라와 어울려 다니면서 여자애들에게 교실 구석에 세워 둔 대걸레 같은 취급을 받으며 반장 한 번 못 해 본 처지인 안석뽕. 기무라의 ‘배 째라’ 정신에 휘말려 얼떨결에 전교 회장 선거에 출마하게 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빠른 속도와 경쾌한 분위기로 시작한 이야기는 사건이 전개되는 내내 유머러스한 에피소드들로 이어집니다. 선거 운동원은 기무라와 조조 달랑 두 명 뿐인데 이들이 펼치는 선거 운동이 기상천외하기 짝이 없습니다. 교문 앞에서 한복을 입고 앉아 태연히 붓글씨를 쓰는 석뽕이와 그 옆에서 팔도 민요 메들리를 틀어 놓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기무라, 연지 곤지 찍고 가래떡을 한삼처럼 휘두르며 춤추는 조조의 모습에 유쾌한 웃음이 터집니다.

담임 선생님의 방해에도 눈치 없이 꿋꿋한 석뽕이의 모습이나 학교에 할 말 다 하는 용감한 공약, 안석뽕 패거리가 사부로 모시는 시장 철학관 주인 ‘거봉 선생’과의 엉뚱한 대화 등이 작가의 구성진 입담으로 풀려나와 시종일관 때로는 통쾌하고 때로는 따뜻한 웃음이 터지게 합니다. 모처럼 독자에게 ‘재미’ 있는 동화를 만나는 기쁨을 누리게 할 반가운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