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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읽는 시

djinal 2024. 1. 26. 17:45


"길 위에서 읽는 시" 라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책은 여행가인 저자가 세계를 여행하면서 느꼈던 생각들을 관련된 시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저자의 여행담도 그리고 같이 실려 있는 시들도 전반적으로 좋았다.다음은 이 책에서 인상 깊었던 문장들이다."살아 있다는 것은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삶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닐까. 목숨을 지니고 태어난 이상 그냥 살아가는 것이다. 아무리 많은 눈물을 흘릴지라도, 그 눈물에 이어질 찰나의 웃음을 기다리면서.내가 사랑하던 남자가 언젠가 그랬다. 삶에 감사를 표하는 가장 순정한 방법은 오늘도 살아 있는 것이라고.고마워할 일 하나 없이도 하루를 살아내는 것이라고. 비올레타 파라가 말했듯 피곤한 발로도 삶에 감사하며 전진하는 것이다."
혼자 시를 읽었던 무수한 그 밤, 시가 있음에 나는 결코 혼자가 아니었다 세계 구석구석을 걸으며 길 위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에 대해 전했던 여행가 김남희가 이번에는 길 위에서 읽은, 자신의 마음을 뒤흔든 스물여덟 편의 시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이 책은 오래전 큰 산을 오르기 위해 길을 나선 한 남자를 위해 만든 한 권의 노트에서 시작되었다. 편지가 닿지 않을 먼 곳으로 떠날 그를 위해 한쪽에는 시를, 다른 한쪽에는 편지를 써서 전한 노트. 단 한 사람을 위해 시를 고르고 편지를 썼던 그때의 마음으로 자신을 위로해준 시를 한 편 한 편 골라 혼자서 버티다 지친 이에게 그 시를 읽었던 시공간의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길 위에서 읽는 시 에서 김남희는 메리 올리버의 「상상할 수 있니?」나 김선태의 「바오밥 나무를 위하여」를 통해 아직 인간의 손에 파괴되지 않은 자연의 견결함을 찬양하고 김소연의 「눈물이라는 뼈」나 김선우의 「이런 이유」, 고정희의 「객지」 등을 통해 이 차가운 세상에서 아직 우리가 타인에게 위로받는 존재임을 알아채기도 한다. 또한 어머니 이영숙이 직접 쓴 「어머니」나 김현승의 「아버지의 마음」, 이문재의 「우리 살던 옛집 지붕」을 읽으며 오랜 세월 눈물과 웃음과 한숨을 함께 나눴던 가족과의 추억을 더듬기도 한다. 국내외 시인들의 시, 그리고 음유시인이 남긴 노래 가사, 어머니의 자작시 등 김남희가 옮겨 쓴 각각의 결을 지닌 스물여덟 편의 시를 함께 읽으며 어둠에 갇혀 헤매지만 빛을 향해 고개 들기를 포기하지 않는 이가 여기 있음을, 우리는 모두 혼자가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다.

들어가며_ 시를 읽는다는 것
01. 아무것도 아닌 것 _앨런 긴즈버그, 「너무나 많은 것들」
02. 자유라는 한마디 _폴 엘뤼아르, 「자유」
03. 작은 마음 한 조각 _김선우, 「이런 이유」
04. 혼자 먹는 밥 _황지우, 「거룩한 식사」
05. 일흔여덟, 한 남자의 생애 _김현승, 「아버지의 마음」
06. 담담한 작별인사 _비올레타 파라, [삶에 감사합니다]
07. 그대가 있어 내가 있다 _틱낫한, 「부디 나를 참이름으로 불러다오」
08. 기도의 의미 _성 프란체스코의 기도
09. 눈물의 힘 _김소연, 「눈물이라는 뼈」
10. 그럼에도 불구하고 _김승희,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11. 여행과 책 _남진우, 「타오르는 책」
12. 이별의 품격 _이소라, [바람이 분다]
13. 바람 센 산간 마을에서 _백석,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14. 세상에 대한 아름다운 항의 _안도현, 「바닷가 우체국」
15. 나의 엄마 _이영숙, 「어머니」
16. 서울 풍납동 옛집 _이문재, 「우리 살던 옛집 지붕」
17. 평화롭고 우아한 세계 _김선태, 「바오밥나무를 위하여」
18. 지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생명체 _메리 올리버, 「상상할 수 있니?」
19. 가만히, 봄 _이성부, 「봄」
20. 낮은 산의 아름다움 _신경림, 「산에 대하여」
21. 맨발의 무게 _문태준, 「맨발」
22. 폐허를 응시하는 시선 _허수경, 「청년과 함께 이 저녁」
23. 자기 안의 감옥 _나짐 히크메트, 「9-10pm. Poem」
24. 인간이 만든 선의 의미 _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시편」
25. 사막의 사막 속으로 _정호승, 「사막여우」
26. 별과 우주 _조용미, 「천상열차분야지도」
27. 불편하지만 아름다운 _미야자와 겐지, 「비에도 지지 않고」
28. 혼자 살아간다는 것 _고정희, 「객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