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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그렇게 빠른 것인지, 나이를 먹으면서 감각이 느려지는 것인지 어느 날 정신을 차려보면 세월이 저만큼이다. 이름조차 어색하고 조심스러웠던 ○○년, 겨우 2016이라는 숫자에 익숙해진다 싶은데 기우뚱 한 해가 기울며 절기로도 소설 지나고 있다.가을 맞으며 손에 들었던 책 한 권 스케치북을 들고 떠나는 시간여행 이 아직도 손끝에 남아있다. 그만큼 지나치며  읽혀지는 것이 아닌 내 추억을 함께 싣기 때문이리라.고등학교 시절 친구와 서울역 앞 분식점에서 국수를 먹었던 집이 있었는데, 지금도 그 집이 남아있음을 보고 몇 십년전 그 시간으로 돌아간듯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엄시연 작가의 스케치북을 들고 떠나는 시간여행 은 마치 내 시간을 과거로 되돌리기에 충분했다. 그러다보니 읽고 또 읽고 그림도 수없이 바라보고 당연 책을 오랫동안 가지고 있게 되었다.태극당에서 학림다방에서 지난 나를 만난다. 근현대 세월의 흔적이 서린 다양한 장소들을 일러스트로 그려내고, 그곳에 깃든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준다. 빛바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저자 덕에 근현대로 시간여행을 할 수 있게 됐다. 책은 space 1. 오래된 공간, 그곳에서 전설이 된 사람들,   space 2.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아 고마운 그곳, 100년 가게, space 3. 한 공간에서 전혀 다른 과거와 현재가 만나다라는 세 파트로 구성되어있다. 그곳에서100년전  혜화동을 성북동을 공덕동 인사동 노량진 수산시장을 보여준다. 작가는 그동안 무심히 지나치던 오래된 장소를 한 번쯤 돌아보게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전한다. 이어 그곳을 지켜가는 사람들의 삶속에도 작은 울림이 일어나기를 바란다는 당부와 함께...우리의 무관심으로 소중한 풍경과 이야기들이 사라지지 않기르 바란다는 작가의 바람은 내 마음을 울리며 책장을 닫게 한다.더불어 주말 시간을 만들어 책 한권 들고 저 곳들을 따라다녀볼까?

묘하게 궁금해지는 옛 장소, 낡았지만 매력적인 장소, 그곳에 깃든 드라마틱한 스토리와 사람들의 삶! 100층이 넘어가는 고층빌딩이 즐비한 이 도시에, 다 스러져가는 100년 된 이발소가 아직도 영업중이라고? 프랜차이즈 카페가 넘쳐나는 대학가에 70년 뚝심을 지키고 선 다방이 있다니!공간은 사람을 품고, 사람은 삶을 이야기한다. 낡고 오래된 장소가 흥미롭고 매력적인 까닭은 그 속에 스며든 감동적인 역사와 이야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 곁에 늘 있지만, 우리가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존재인 ‘공간’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세월이 더 아름답게 만들어내는 것 중 제일은 공간임을 강조하며, 아날로그 정서 가득한 일러스트를 통해 오래된 공간에 담긴 이야기를 쫒는다. 이야기가 스며든 오래된 장소, 스케치북 들고 떠나는 시간여행 은 오래된 가택에서부터 100년 가게에 이르기까지 근현대 세월의 흔적이 서린 다양한 장소들을 일러스트로 그려내고, 그곳에 깃든 흥미로운 스토리와 비하인드를 들려준다. 역사적인 유산으로 남은 곳들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근현대를 겪어내며 지금까지 사용되는, 격변의 세월을 살아낸 장소들만 담았다. 그렇기에 그 공간들은 마치 살아 숨쉬어온 존재처럼 우리와 같은 경험과 동질감을 안겨주기도 한다. 또 오랜 세월만큼이나 드라마틱한 이야기들을 품고 있어 공간을 감상하는 재미가 더해진다. 이 책에 담긴 공간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그 장소들’은 더 이상 전과 같지 않다. 오래된 장소는 여행이 되고, 삶의 존귀함과 감동을 일깨워주는 존재가 될 것이다.

space 1. 오래된 공간, 그곳에서 전설이 된 사람들
오래된 공간을 예찬하다. 그리고 그 속에서 타오르듯이 살았던 이들을 기억하다

전설이 되어 잠이 든 여인, 전혜린 ? 학림다방 Since 1956 (혜화동)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전태일 ?명보다실 Since 1973 (평화시장)
인생은 공(空), 파멸(破滅)입니다, 권진규 - 권진규 아틀리에 Since 1959 (동선동)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 이상 - 이상의 집 Since 2011 (통인동)
상허 이태준의 봄날을 기억하고 있는 고택, 이태준 - 수연산방 since 1933 (성북동)

space 2.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아 고마운 그곳, 100년 가게
항상 같은 곳, 같은 모습, 같은 시간에 나를 맞이하는 점포. 100년의 세월에 깃든 정성과 인연을 추억하다

이곳에서는 누구나 머리를 숙여야 한다 - 성우 이용원 Since 1927 (공덕동)
한 땀 한 땀의 정성이 옷에 깃들다 - 해창 양복점 Since 1945 (소공로)
고서점 계의 전설을 만나다 - 통문관 Since 1934 (인사동)
LP판으로 떠올리는 아날로그 기억 - 리빙사 Since 1963 (회현동 지하상가)
살아있는 한국 곡예의 자존심 - 동춘 서커스 Since 1925 (대부도)
마음으로 만들어지는 신발 - 송림수제화 since 1936 (을지로)
한국을 넘어 세계 제일을 꿈꾸다 - 한밭대장간 Since 1927 (노량진 수산시장)
변화는 있어도 변함이 없기를 - 태극당 Since 1946 (장충동)
첩첩 산중 아주 깊은 산중에 있는 ‘신선들의 집’ - 구하산방 Since 1913 (인사동)
추억을 굽다 - 내자땅콩 Since 1964 (내자동)


space 3. 한 공간에서 전혀 다른 과거와 현재가 만나다, 반전 장소
오랜 시간이 다시 탄생시킨 공간, 과거와 현재가 만들어낸 드라마틱한 반전의 이야기가 펼쳐지다
내가 가장 기쁘게 살았던 나라였기 때문입니다 - 딜쿠샤 Since 1923 (행촌동)
삶은 소유물이 아니라 순간순간의 있음을 떠올리며 - 길상사 since 1950 (성북동)
일제 강점기의 최초 한국 기업 - 경성방직 Since 1919 (영등포)
가난한 문화예술인의 지붕이 되어주던 한 여관의 기억 - 보안여관 since 1942 (통의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