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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세트

djinal 2020. 12. 28. 14:23

명의 세트

"전공의 시절 은사님이 그러시더라고요. 아이들은 너희가 죽고도 50년은 더 살아야 한다. 절대 그걸 잊지 말라고 당부하셨습니다." -명의 1권, 오창완 교수편- ebs 명의 제작팀이 만든 좋은 책 명의 내가 읽을 요량으로 산 책은 아니었고 부모님한테 선물로 드린 책이었다. 집으로 책을 보냈던 것인데, 간만에 고향에 내려왔더니 어쩐지 끌렸다. 덕분에 하루만에 두권 독파! 빠르게 읽히지만 읽는 내내 감탄을 금할 수 없었던, 인간이면서 신인 명의들의 이야기다. 요즘도 마찬가지겠지만 내가 학교다니던 때도 의대나 약대의 인기는 한마디로 절정이었다. 이과쪽 학생들이라면 어느정도 자신의 수준을 인정하기(?)전까지는 누구나 한번씩 의대를 꿈꿔본 적이 있었으니 이시대의 의사 란 정말 많은 사람들이 동경하고 갈망하는 직업이 아닌가싶다. 얼마전 아버지께서 코 수술을 받으시면서 대학병원이란델 가보게 되었다. 작년 초에 엄마 코 수술(물혹 수술이었던 것 같다.)을 맡아주셨던 교수님께서 아버지 수술도 집도하셨다. 그때도 그랬고 이번도 그랬지만 내가 본 그 선생님은 참 피곤해 보였다. 그리고 그런 와중에도 참 상냥하셨다.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다던데정말 감사했다. 그런 좋은 예도 있지만 조금 나쁜(?) 예도 있었다. 나는 대학 다닐 때 안과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데수술 후에 예후도 살피고 검사도 겸할 겸해서 안과를 몇 차례 더 방문했었다.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은 아니었지만 상당히 큰 병원이었기 때문에 기다리는 사람도 만만치 않았다. 내 기억엔 거의 1시간은 족히 기다렸던 것 같다. 기다리는 것이야 입구에서부터 각오하고 있었던 일이었으므로 그다지 심통나는 것이 없었는데 이게 웬걸. 진료는 5분도 채 되지 않았다. 안과라는 진료 과목의 특성인 것인지 정갈하고 꼿꼿한 외모의 여자 의사선생님은 내가 조금이라도 물어본 것 이외의 추가적인 답변을 건넬때면 정색을 표하시며 나의 이야기엔 전혀 토를 달지 않으시고 그저 재차 다시 물으셨다. 아마 내가 묻는 말에만 대답하라-라는 의미였던 것 같다. 안과병원이 워낙 어르신들이 자주 방문하시고 그 분들 말씀에 하나하나 답변해주다보면 진료시간이 길어지는 일도 허다하니까 기다리는 환자들에게까지 피해가 가기 때문에 일부러 더 극단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일 거다라는생각은 했었다. 하지만 어쩐지 좀 섭섭했다. 이런 좀 엇갈리는 두 개의 경험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나로썬 이 시대의 의사들이 뽑은 명의 들이 과연 어떤 사람들일까, 그들은 무슨 일을하는 것일까, 꽤 궁금했었다. 진짜 명의란 과연 어떤 인간일까. 그런데 놀랍게도 그들은 인간이지만 인간이 아니었다. 그들에게 인간의 하루라는 것은거의 없었고 오로지 아프고 병든 자들을 위한 하루만이 존재했다. 가족들과 외식할 시간도 없어서 병원 구내식당에서 외식(?)하는 의사, 가족들은 건강한 사람이고 환자는 아픈 사람이니까 아픈 사람이 먼저 아니겠냐며 결국 가족들의 가슴에 못을 박아야 했던 의사, 살려내지 못한 환자를 죽은 환자라 하지 못하고 잃어버린 환자라며 영원히 잊지 못하는 의사, 그들은 신음하는 자들의 영웅이었다. 사람에게, 어찌 사람에게 신이길 바랄 수 있는가. 모든 것에서 완벽하고 자신의 직업을 성직으로 여기며 그것에만 투신해주길 바라는 수많은 타인들 앞에서 더욱 의연해야만 하는 그들. 대부분은 그것을 견디지 못하고 단순히 기술자 로 살아가는 것에 비해 진정 그 기대를 의젓하게 받아들여 위대한 성직자 로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그들이 바로 이 책에 소개된 명의들이 아닐까 한다. 사람을 다루는 일은 잘해야 본전, 조금만 모자라면 금방 질책이 날아오는 참, 까다로운 분야가 아닐까 한다. 더더군다나 의사라는 직업은 그 지류야 여러갈래지만 근본적으로 인체를 다루고 궁극적으로는 생명을 다루는 일을 하기 때문에 지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직업들 속에서도 가장 존경받고 가장 가치롭게 평가되는 일이면서 그 수고로움이 실패로 끝나는 경우 자신이 짊어져야만 하는 거대한 죄책감과 가족들의 원성조차도 견뎌내야만 하는 어려운 일 아니던가. 그래도 그것에 굴복하지 않고 1%의 희망이라도 걸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그들, 명의들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그들이 있어서 우리도 그들이 거는 1%의 기대에 희망을 걸며, 또 그것이 실현되는 과정을 보면서 환희를 느낀다. 아! 명의들이여! 그런 기대와 희망을 져버리지 않고 오늘도 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의 한 가운데에 서서그들의 아픔과 고통을 가장 가까이 그리고 가장 기꺼이 이해하려 노력하고 있을 이 시대에 수많은 명의들에게 끝없는 존경과감사를 바친다.

EBS 메디컬 다큐멘터리 명의 를 책으로 만나다

현직 의사들이 뽑은 각 분야 베스트 오브 베스트 닥터 서른다섯 명의 명의를 소개한 명의 1, 2권 세트. 부록 명의 건강법 까지 총3권으로 구성하였다. 본문에서 다룬 서른다섯 명의 명의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많이 걸리는 질환의 최고 권위자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명성을 기준으로 선정되었다. 최대한 다양한 질환을 소개하기 위해 분야가 겹치지 않도록 분배했으며, 5대암 과 성인병 등 잘 알려진 질환을 비롯하여 정위신경과 로봇수술과 같이 다소 생소한 분야의 질환 및 치료법에 대해서도 폭넓게 다루고 있다.

부록 명의 건강법 에는 방송을 통해 소개되었지만 아쉽게도 책에 실리지 못한 100여 명의 명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본문에는 서울대병원 박재갑 교수의 대장암FAQ, 강남 성모병원 김호연 교수의 류마티스관절염에 대한 대표 증상 알아보기와 치료법, 연세 세브란스병원 이광훈 교수의 아토피 피부염 예방법 등 100여 명의 명의가 일러주는 호쾌한 예방법과 질환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는 의학 상식이 빼곡하게 실려 있다.

명의
1. 당신이 살아있는 오늘_ 국립암센타 폐암내과 전문의 이진수
2. 우리에게 ‘형제’가 있다_ 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이춘기, 이춘성
3. 나는 행복한 사람_ 연세 세브란스병원 갑상선암수술 전문의 박정수
4. 당뇨, 평생을 친구처럼_ 강남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전문의 손호영
5. 못난이 자궁이 하고 싶은 말_ 건국대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이효표
6. 나를 잊어주길 바랍니다_ 삼성서울병원 소아외과 전문의 이석구
7. 잃어버린 환자’는 없다_ 서울아산병원 간암·간이식수술 전문의 이승규
8. 우리 생애 최고의 반전_ 서울아산병원 신장·췌장이식수술 전문의 한덕종
9. 기적보다 뜨거운_ 연세 세브란스병원 위암 전문의 노성훈
10. 예고편 없는 인생의 구원 투수_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오창완
11. 완치할 수 없어도 돌볼 수 있다_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전문의 허대석
12. 老의사가 써 내려간 생명의 時_ 가톨릭대학 성모병원 조혈모세포이식 전문의 김춘추
13. 화성에서 온 내과의사, 금성에서 온 외과의사_ 연세 세브란스병원 대장암 전문의 김남규
14. 노벨 의학상을 받을 소년, 송명근_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전문의 송명근
15. 가슴, 그리고 마음을 치료하다_ 서울대병원 유방센터 유방암 전문의 노동영
16. 통증 해방 전선에 서다_ 아주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김찬
17. 그런 에이즈는 없다_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전문의 오명돈

명의 2
여는 글

간이식, 두 번째 生을 주다
서울대병원 간이식 전문의 서경석 교수

따뜻한 그의 손을 잡다
경희의료원 소화기내과 전문의 김효종 교수

그래도, 포기할 수 없다
서울대병원 간담췌외과 전문의 김선회 교수

심장, 박자를 찾다!
고려대병원 심장내과 전문의 김영훈 교수

턱이 아파 슬픈 자들이여, 내게로 오라
연세 세브란스병원 턱관절 전문의 김형곤 교수

웃어요, 웃어봐요
서울대병원 소아성형외과 전문의 김석화 교수

1년에 단 하루만이라도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남주현 교수

기적을 만드는 손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백구현 교수

디스크를 고치고 다함께 디스코를
연세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윤도흠 교수

돌체 마 푸오코소
분당 서울대병원 흉뷰외과 전문의 성숙환 교수

이 길이 나의 길이다
고려대병원 대장외과 전문의 김선한 교수

임신, 34주를 사수하라!
강남성심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이근영 교수

뇌 속 희망의 오아시스를 찾아서…
연세 세브란스병원 정위신경과 전문의 장진우 교수

400cc 배뇨, 머물지 말고 흘러라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전문의 박영요 교수

눈(眼), 중심을 찾다
고려대병원 안과 전문의 조윤애 교수

탈모와의 전쟁을 선포하다
경북대학교 모발이식 센터 김정철 교수

세상을 보여줄게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박원순 교수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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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건강법